롯데 그룹은 2008 년에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백화점을 열면서 본격 적으로 중국에 진출했다. 2009 년에는 타이완 계 하이퍼 마켓 체인 타임 스 (TIMES)를 인수, 순식간에 중국에서 15 위권 유통 업체가되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지 10 년 만에 롯데는 중국에서 철수를 결정해야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롯데의 시장 철수가 의미 하는 것이 뭘까?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롯데가 자사 소유의 성주 골프장을 사드 배 치지로 내준 이후 중국에서 반 롯데 정서가 장기 고착 될 것으로 예상 되 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있다. 롯데뿐만 아니 라 많은 중국의 소매 유통 업체들이 지금 생사의기로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백화점 및 하이퍼 마켓, 슈퍼마켓, 일부 의류 유통 기업들은 지금 사느냐, 죽느냐의 싸움을하고있다. 이들을 사지로 몰고있는 주범은? 바로 이커 머스 (전자 상거래)의 대표 주자, 알리바바와 징둥이다.
중국의 이커 머스 기업에 대해서는 한국 언론에도 자주 보도된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경쟁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우선 이커머스 기업의 비용은 오프라인 소매 체인의 그것보다 구조적으로 10 %이 상 낮을 수밖에 없다. 이커머스 기업은 건물 임대료, 매장 직원 인건비 등을 지출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의 이커 머스 채널은 성장 속도가 빨라 다른 포맷의 소매 키업이 성장하기 전 물량면에서 이미 경쟁사들을 넘어서 버렸다. 유통 사업에서는 규모의 측면에서 1 위가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동일 제품을 가장 낮은 가격에 소싱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징둥의 총거 래액은 이미 선 아트, 수닝 등 대표적인 소매 업체들보다 배 이상 많다. 그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이미 많은 소비재 브랜드 회사들에게 알리바바의 T 몰은 가장 중요한 대형 판매 채널이되었다.
셋째, 이커 머스는 인공 지능과 빅 데이터의 뛰어난 능력을 적용하는 데 훨씬 유연한 플랫폼이다. 잡지에 실린 모델이 입은 옷이 마음에 들면 스마트 폰으로 찍으면된다. 1 초 만에 싱크로 율 99 %의 옷을 파는 인터 넷 쇼핑몰이 스마트 폰 화면에 줄 지어 뜬다. 빅 테이터를 이용해 특정 고 객이 원하는, 혹은 원할 것으로 확실히 추정되는 상품을 추천 해준다.
이커머스 채널의 가장 큰 단점은 소비자가 제품 구매 이전에 제품을 체험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AI, VR을 활용하면 이런 단점을 극복 할 수있다. 예를 들어 가상 현실에서 자신의 몸 치수와 동일한 아바타를 만들어 옷이 맞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있다.이 아바타 서비 스는 2018 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확산 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간이 갈수록 이커 머스 업체는 더 많은 인공 지능과 빅 데이터 무기를 장착 할 것이다.
이렇게 무시 무시한 변화에 직면 한 중국 소매 업체들의 상황은 어떨까? 중국 유통 채널 별 통계를 보면 재미있는 것이있다. 어떤 유통 채 널이 이커 머스 채널에 매출이 밀리는 시점을 전후로해서, 그 채널의 성 장률이 급락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의 대공습에도 살아남은 기업들
여기까지는 이커 머스로 생존의 위기를 느끼고있는 기업에 대한 얘기 였 다. 반면 이커 머스의 진격에 대해 나름대로 선방하고 교있는 유통 채널도있다. 우선 신선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슈퍼마켓 채널은 건재하다. 슈퍼 마켓의 주력 상품 인 신선 제품은 표준화가 어렵고 부패가 금방 진행 되므로 소비자가 온라인 구매를 꺼린다.이 때문에 이커 머스 회사들도 다 른 전략을 구사한다. 오히려 슈퍼마켓 회사 지분을 인수해서 슈퍼마켓의 매장을 고객 접점 및 준 물류 창고로 활용하려고한다. 그래서 슈퍼 마켓을 잘 운용하는 회사는 오히려 프리미엄을 받는다.
대표적인 회사가 용휘 슈퍼마켓 (Yonghui)이다. 푸젠 성을 중심으로 성장한이 회사는 신선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 %에 육박한다. 이커 머스의 영향을 거의 안받은 덕분에,이 회사는 여전히 연간 15 %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있다. 전통적인 유통 체 인 기업 중에서이 정도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회사는 찾기 어렵다. 이커 머스 회사 징둥도 용휘 슈퍼마켓에 지분 투자했다. 알리바바는보다 포괄적 인 전략을 구사하고있다. 알리바바는 최 근 전국의 영세 상인, 구멍 가게들과 가맹점 체제를 맺어 그들이 필요 한 상품을 공급 해주는 유통 플랫폼 사업 [링 소우 팅) : 소매 채 널이란 뜻]을 시작했다.
중국에는 6 백만 개의 영세 상인, 구멍 가게가있다. 이들 입장에서는 알리바바의 링 소우 텅에 가입하면 물건을 중간 유통 상인들에게서보다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으며, 알리바바의 빅데이터를 이용해 해당 지역에서 잘 끝 팔릴 법한 물건이 뭔지도 쉽게 파 악할 수있다.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총 거래 규모를 키울 수 있으니 좋 다. 그래서 슈퍼마켓 채널은 이커 머스 채널과 공생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집단도있다. 바로 중간 유통 상인들이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도매상들이 큰 돈을 버는 나라였다. 나 라가 워낙 크다 보니 성이나시 단위로 유통을 책임지는 중간상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커 머스 회사들이 구멍 가게 유통까지 손을 뻗은 상황까지 온 지금, 중간 유통상들은 죽을 맛이다. 물론 소비자가받는 혜택은 그만큼 증가한다.
한편 편의점은 이커 머스와 거의 무관하게 성장해온 유통 포맷이 다. 편의점은 일 용품 위주로 판매되므로 이커 머스와 경쟁하는 영역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15 년간 단 두 해를 제외하고는 10 % 이상 씩 꾸준 히 성장 해왔다. 편의점 채널은 이미 한국과 타이완 등에서 충분히 검증 된 모델이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마이너 채널에 불과하다. 2017 년 기준 편의점 매출은 하이퍼 마켓 매출의 12 %, 슈퍼마켓 매출의 4 % 수준이다. 중국에서도 도시화가 더욱 진척되고 일인 가구가 늘어 나면 편의점 채널의 비중도 따라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편의점 채널 어에서 누가 강자가 될지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 최근 복병이 등장했다. 알리바바 등 이커 머스 업체가 빅 데이터와 인공 지능 기술을 이용해 무인 편의점을 운영 할 계획을 발표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데 가장 큰 비용은 24 시간 매장을 관리하기 위해 쓰는 인건비다. 한편 편의점에 진열되는 제품 수는 매우 제한적이며 편의점 매장 관리 노하우는 비교적 단순하다.
따라서 편의점은 인공 지능 로봇 (컴퓨 터인지 능력)이 가장 먼저 적용되기 좋은 유통 채널이기도하다. 편의점이 성장하는 유통 채널이라는 것은 분명하다.하지만 누가 편의점 사업에서 돈을 벌지는, 역시 이커머스 회사들을 쳐다 보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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